지하철에 장애인실업팀 광고, 이래저래 많이 보고 놀라고 돌아온 일본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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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 장애인실업팀 광고, 이래저래 많이 보고 놀라고 돌아온 일본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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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편의 보장 이뤄진 점 많이 있었지만, 미흡한 점도 있어
즐겁게 놀고 신경다양인교류회 등에 참석...사진 많이 못찍어 아쉬워

아닌 날에 갑자기 휴가를 떠나게 되었다니요! 사실 그렇게 됐습니다. 직장 상황이 갑자기 변화하면서 졸지에 생긴 휴가 기간에 제2회 한일신경다양인교류회 일정이 있었고, 결국 이 일에 겸사겸사 붙여서 짧은 도쿄에서의 휴가를 보내고 왔습니다. 그 도쿄에서의 휴가 때 벌어졌던 이야기를 전해볼까 합니다.

사실 갑자기 휴가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지난번에 잠깐 일했던 직장에서 갑자기 철수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졸지에 거대한 시간이 비게 된 이후, 항공권 구하기 전쟁을 부랴부랴 치러내며 간신히 항공권을 구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10월 11일 오후에 출국해서 12일 제2회 한일신경다양인교류회에 참석한 이후 14일 새벽에 돌아와 바로 출근하는 것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철수 일정 때문에 일정이 쭉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한국 공휴일인 10월 9일 한글날에 출국해서 일본 공휴일인 10월 14일(‘체육의 날’, 일본은 매년 10월 두 번째 월요일을 ‘체육의 날’이라는 이름의 공휴일로 지킨다)에 귀국한다는 묘한 시간표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졸지에 도쿄에서의 휴가가 시작되었습니다.

도쿄에 도착해서 놀란 것 중 하나는 도쿄의 버스와 택시도 장애인 편의 보장이 잘 되어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도쿄 시내버스인 ‘도에이 버스’는 계속 쳐다봤지만, 결론은 100% 저상 버스였다는 점이었습니다.

도쿄 시내를 달리는 도에이 버스 전 차량이 저상 버스였다는 점에서 일단 놀랐습니다. 물론 일본의 모든 버스가 저상 버스라고 말하기에는 일본식 고속버스나 전세버스, 공항버스는 그렇지 않았기에 무리하게 적용할 수 없었습니다.

도쿄 택시도 일부 차량이 장애인 이동에 편리하게 저상 택시로 운영되었던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디자인을 살짝 보니 아마 영국 런던의 택시 방식을 수입한 업체가 있었나 봅니다. 국내에서도 영국 런던의 택시 차량을 수입해온 업체가 있다는데, 일본도 그런 모양입니다.

요즘 한국도 장애인 체육 실업팀이 조직되어 활발히 움직이지만, 일본에서는 아예 지하철 등 대중 광고에서도 장애인 체육 실업팀 선전을 걸어놓은 것도 인상 깊은 지점이었습니다.

최근 한국 지하철에서도 장애인 이동 비중이 늘었기는 하지만, 도쿄 지하철에서도 흰 지팡이 등 다양한 장애인 이동 장면을 봤습니다. 다만 발달장애인 등 정신적 장애인이 얼마큼 있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일본 지하철 노약자석에는 ‘내부장애인’이라는 표시도 살짝 있어서 이 점도 놀란 지점이었습니다. 일본에서 내부장애인에 대한 인지가 꽤 된 모양이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아직 ‘모두의 1층’에 관한 문제는 잘 해결되지 않았는지, 몇몇 시설은 1층 입장이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오래된 건물은 구조상 인위적으로 개조할 수 없다 보니 그런 것이 더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간 오래된 식당에서는 휠체어 이용자가 들어올 때 관련 공간 정리를 하느라 종업원들이 일일이 물건을 옮기는 상황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그 이용자는 무사히 식사했으니 망정일 뿐이죠.

또한, 일본에서 들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놀라 도쿄 신주쿠 거리의 유명 서점인 기노쿠니야 서점에 갔을 때, 휠체어 이용자의 입장 편의가 상대적으로 불편했던 점도 아쉬웠는데, 알고 보니 이 건물도 지역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터라 그랬다더군요. 다행히 기노쿠니야 서점에는 수상 사실이 알려진 뒤 바로 기념 판매 공간을 설치했고 KBS 취재진이 방문할 정도로 화제였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제2회 한일신경다양인교류회 본행사에 저도 참석했는데, 저는 그 날 일정을 아예 앞 시간에 살짝 신주쿠 기노쿠니야 서점에 있었던 것을 빼면 교류회에 집중했습니다. 교류회 와중에 놀란 것 중 하나는 자폐인들이 참석하는 장소라는 점에서 자폐인 특성에 알맞은 천장 설계를 하기 위해 얇은 막을 천장에 둘러 세우는 등 자폐인 특성을 고려한 설계가 있었습니다.

교류회에서 일본 신경다양인들도 나름대로 의견을 전하며, 한일 간 문화적 차이가 어쨌든 있을 수밖에 없지만, 무엇보다도 신경다양인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사회적 현실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매한가지였음을 결국 공유했습니다.

그다음 날도 도쿄 시내의 발달장애 관련 북카페를 방문했는데, 휴일을 맞이하여 일본 발달장애인들이 조용히 휴일을 보내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편히 쉴 수 있는 발달장애인만을 위한 카페가 존재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그리고는 저는 특별히 준비된 일본 발달장애인들끼리의 프로야구를 주제로 한 대화모임에 참석해서 일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당시 플레이오프 격인 ‘클라이맥스 시리즈’의 제1라운드인 ‘퍼스트 스테이지’가 한창 진행 중이었고 발행일 기준 결승전 격인 ‘일본시리즈’ 대진표가 요코하마 베이스타즈 대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도로 꾸려진 상황)의 향방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는 일본어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몇몇 단어를 듣고 무선 인터넷에 접속한 노트북에 띄운 온라인 일본어 번역기를 이용해 일본 야구에 대한 의견과 한국 야구 등의 상황을 살짝 전했습니다. 물론 600엔(한화 5,600원 정도)의 참가비를 내고 가벼운 다과도 함께 즐겼지만요.

그렇게 대화가 끝나고, 옆자리에 있던 estas 대표단과 일본 측 인사와의 회동 와중에 비행기 시간 문제로 숙소로 가야 했던지라, 저는 회동 중간까지만 참석한 뒤 다시 운 좋게 잡은 ‘도에이 버스’ 편으로 숙소 근처 거리까지 도착해서 숙소에서 짐을 찾은 뒤, 택시를 통해 하네다 공항으로 돌아가 귀국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귀국했습니다.

장애 관련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이제 개인적인 이야기도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사실 제가 이번 일본 휴가에서의 목표는 지난 ‘리얼 코로넷 Ⅰ’때 다녀오지 못한 여행지들과 일본 근대유산 순례 일정을 ‘정산’ 한다는 목표였는데, 막상 한국에 돌아와 사진을 판독해보니 총 15개소의 일본 근대유산을 견문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일본 관광 홍보 전단과 여행지에 붙은 안내문이나 동판을 통해 검증해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 당시 ‘우천 취소’되었던 여정이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도쿄 저택으로 유명한 아카사카 프린스 클래식 하우스 방문에도 성공했는데, 그 안으로 진입하지 못한 유일한 이유는 그 안 식당 점심 메뉴가 자그마치 4500엔(한화 41,400원 정도)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점심을 화려하게 하나의 코스 요리로 준비해줬고 이곳이 지금은 호텔 소유 부지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서 아쉬웠을 뿐입니다.

대신 근대유산에서의 식사는 졸지에 이뤄지게 되어서,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했다는 긴자 거리의 ‘렌가테이’(煉瓦亭) 식당 방문은 성공해서 그곳에서 문제의 메뉴인 오므라이스를 먹는다는 계획은 성공했습니다.

스마트폰의 번역기를 통해 그 이야기를 종업원에게 전하니 “(한국에도 알려질 정도라고 하니 놀랍고)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뉘앙스로 표정을 지었더군요. 앞에서 말한 그 오래된 식당에 휠체어 이용자가 왔었던 이야기가 바로 제가 이곳에서 식사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일본에서 유명하다는데 감각 문제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인 야끼니꾸, 라멘, 돈가스, 카레라이스 등을 모두 먹어봤다는 행복도 누려봤습니다.

요즘은 한류 열풍을 타고 떡볶이, 비빔밥, 전, 치킨 등 한국 요리를 일본에서도 자주 먹을 수 있다는 점도 놀라웠지만요.
도쿄 돔 야구장에 있는 일본 야구 전당 박물관에 갔을 때는 둘 다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뛰었기에 전시된 것이었지만, 선동열 선수의 글러브와 이종범 선수의 배트도 봐서 졸지에 “동열이도 있고 종범이도 있고”라는 상황이 발생해서 놀랐습니다.

옆 공간에는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 구역이 있어서 미국처럼 동판으로 선수 얼굴을 새겨놓은 것을 보니 저도 이름을 얼핏 들어서 아는 장훈(일본식 이름 하리모토 이사오), 노모 히데오, 마쓰이 히데키, 다카쓰 신고, 구로다 히로키 등의 선수도 있어서 놀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종교 일정을 지킬 수 없었나 했는데, 다행히 일본성공회 도쿄주교좌교회에서의 전례에 참례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그곳에서 주임사제의 아들이기도 한 한국인 신자와 일정 있어서 만난 한국인까지 졸지에 한 회당에서 한국인 3명이 만나서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멀리 타향에서 한국인 만나기가 어려운데 이런 장소에서 만나서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그 외 즐거웠던 일은 많이 있었지만, 지면 사정상 여기서 줄입니다.

그래도 살짝 아쉬웠던 것은 사진을 좀 덜 찍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진 후작업을 해보니 꽤 많은 결과물이 나왔지만,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이 좀 많아서 실질적으로는 덜 찍었다는 느낌이 살짝 들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일본의 분주함을 상징하는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의 사람들을 찍었으니 그것은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다음 여정인 ‘리얼 코로넷 Ⅱ’때는 사진 촬영을 더 많이 해서 정산하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언제나 아쉬운 일인 도쿄국립박물관의 약탈 문화유산인 ‘오구라 컬렉션’ 문제는 언제나 찜찜한 느낌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오구라 컬렉션’은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가 한국에서 약탈해간 문화유산들이었는데,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반환 요청이 들어왔지만, 일본 측의 묵묵부답으로 반환이 잘 이뤄지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 외에도 한국 문화유산들이 일본으로 건너간 것들의 실물을 보니 찜찜한 구석은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숙소의 식사가 입에 영 맞지 않았던 것도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게다가 일괄 배급 식사 방식이라 하루는 아예 조식을 건너뛰고 여정 중에 살짝 먹은 음식으로 아침을 해결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재미있게 휴가 일정과 업무 일정 등을 마치고 저는 14일 새벽 도쿄 하네다 공항을 이륙한 대한항공 720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나름 사진 정리 등을 해보니 시간이 좀 걸렸을 정도로 꽤 많은 재미있는 일정이었습니다.

사실 도쿄 여행기는 길게 쓸 수 있을 정도로 꽤 많은 이야기였지만, 이렇게 총정리해서 하나로 줄여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지난번에 “언젠가 일본에서 한일자폐인 교류회가 성사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소망을 담았던 것은 결국 이뤄졌으니 이것은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은 2025 추석 시즌에는 진짜로 해외에서 황금연휴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벌써 영국 친구들에게도 “운이 좋으면 내가 2025년 10월 즈음에 영국에 갈 수 있을 것이야!”라고 전하니 영국 친구들이 다들 좋다고 하고 있으니 그들의 기대에 부응해야겠으니 말입니다. 물론, 지난번에 살짝 언급한 《식스 더 뮤지컬》의 영국 런던 오리지널 공연을 보는 것도 목표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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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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